달토끼의 기록장
Ep.38 <스웨덴 유르고르덴 섬 백인이 동양인에게 느끼는 신비감은 이런걸까?> 본문
북유럽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 이다.
이 날 밤 스웨덴 펍에 방문했었는데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젊은이들이 어디선가 다들 모여서 밤 문화를 즐기고 있던 것.
북유럽 남성들이 샤이 하다는건 맞는 말이었다.
덕분에 나이스 하게 깔끔히 노래만 듣고 나왔다.
아침은 프라하에서 공수해 온 참치캔과 감자를 먹었다.
항상 닫혀있던 빈티지 옷가게가 열려 있던 날.
확실히 스웨덴은 공산품이 훨씬 비싸다.
아무래도 나풀나풀한 페미닌 스타일을 좋아하는가 보다.
이 날은 유르고르덴 이라는 티볼리 놀이공원이 있는 섬에 방문하기로 했는데
페리를 대중교통으로 탑승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분명한 건 차가 막혀서 절대 지각하지는 않을 듯 하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가 많이 보였고
아버지로 보이는 남성들이 전부 유모차를 끌고 있는 모습에 충격이었는데
그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상처럼 보여서 솔직히 부러웠다.
한국에서는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야. 라며
아무도 웃기지 않는 저급한 유머를 주고 받을 테니까.
여러 산길을 구비구비 걷다가
우연히 방문한 플랜테리어 카페.
한국인들이 좋아할 법한 분위기의 이곳에서
디저트와 차, 커피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많았다.
모두 따뜻한 햇살을 일광욕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배 안에서 골동품을 판매하던 노상점.
RPG 게임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머나먼 미지의 세계 북유럽에서는 배에서 레어템을 사는 건가.
오묘하고 특별한 이 시간에서의 감정은 어디에서도 느껴본 적 없다.
박물관 섬에서 만난 스프라이트 카페 박물관.
탄산보다는 와인이나 샴페인이 더 잘 어울릴 법한 인테리어 였달까.
야경을 보며 좋은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은 손님들에게 어울리는 공간이다.
수많은 박물관들이 자리하는 박물관 섬에서
어느 박물관을 가볼까 고민했는데,
노르딕 박물관이 가장 좋았다는 후기평이 많아서 입장을 결심했다.
박물관 보다는 전시회에 더 가까운 형태라 더욱 흥미롭게 관람했다.
노르딕 박물관에서는 바이킹족의 생활습관이나 전통의상 등
그들이 살아온 방식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문화에 더 몰입하고 빠져들었던 것 같다.
백인들이 동양인에게 느끼는 신비감이 이런걸까?
흰쌀밥을 주기적으로 먹지 않으면
속이 공허하고 힘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정통 한국인으로서 해외 생활의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외국인들이 밀가루 위주 소량의 식사량이 놀랍다고 여긴다.
스웨덴 사람들이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을 보내는 법.
추운 날씨 때문에 발달한 실내 문화, 그리고 휘게가 보기 참 좋다.
여러 빵집과 맛집을 전전 하다가
결국 끝으로 오게 된 여기는 클래식한 유럽 카페였다.
은행 때문에 환전 오류가 나서 카드가 잠시 안 됐었는데
친절한 직원분이 괜찮다며 결제를 기다려주셨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창가뷰에서 사색을 즐기다가 핫초코를 마셨다.
외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이 뭘 하는지 구경하는 시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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