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 <한인민박스탭 나보다 늦게 새로운 스탭이 들어올 때>

일을 하다보면 항상 후임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한인민박스탭 일을 할 때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과 합이 잘 맞을까? 였다.

나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특히나 인간관계 네트워킹 구축이 중요한 사람인데

앞으로의 두 달 반 동안 어떤 사람과 함께 일을 하게 될까 정말 궁금했다.

사실 유럽으로 떠난 가장 큰 이유를 뽑자면 프라하 한인민박스탭 일을 하며 다양한 직종의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속에서 지혜와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마음이 컸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스펙적으로 대단한 사람들도 차고 넘쳤고

본인만의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달려 가는 사람들이 한 두명은 아니라서

나조차 내가 그저 빈 껍데기 였을지도 몰랐겠다는 생각에 남몰래 씁쓸해 하기도 했다.

인연이면 무조건 만나게 되어 있다는 나의 인간 관계 철학에 걸맞게

새롭게 들어온 스탭은 놀랍게도 나와 구면인 사람이었다.



반 년 전, 프랑스 여행을 했을 때 우연히 같은 파리 한인민박집에 묵어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던 언니 였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런 우연이 있나?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프라하 한인민박스탭을 하면서 서로 많이 의지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래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성격도 좋고 일도 야무지게 잘하는 스탭들과 만나 고생을 덜 했다고 생각한다.


유럽 한인민박스탭 후기를 여행자들에게 종종 전해 듣고는 했는데

사장님과 성격이 안 맞아서, 스탭들끼리 트러블이 있어서 등

도중에 한인민박 스탭을 그만두고 나오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한다.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양조장에 방문하여 새로운 스탭 언니와 점심 식사를 했다.

스트라호프 양조장은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양조장으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체코는 맥주가 물보다 저렴할 만큼 흑맥주가 유명한 맥주의 나라이며

체코 기념품으로 맥주 효모 샴푸를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이 날은 비가 많이 내려서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체코 요리를 먹고자 했다.

우리는 동유럽의 대표 전통 음식인 굴라쉬와 슈니첼을 주문했다.



굴라쉬는 육개장 맛에 가까운 갈색 소스에 빵을 찍어 먹는 요리이고

슈니첼은 얇은 경양식 돈까스와 느낌이 비슷한 튀김 요리이다.



후식으로는 맥주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지만

너무 시큼하고 숙성된 향이 강렬해서 다 먹지 못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옳고 그름의 도덕적 가치관이 잘 맞고 상대를 배려하는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여행과 사진 촬영을 좋아하며 SNS 컨텐츠 제작을 하는 취미가 같다는 점이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리들 (Lidl) 에서 구매한 크로와상 빵과 치즈, 햄을 넣고 발뮤다 오븐에 구워 먹었다.



유럽은 식자재가 정말 저렴하다고 느꼈는데

특히 체코 프라하는 엄청나다.



프라하에서 몇 년 치 과일을 한 번에 다 먹고 한국으로 돌아온 기분이랄까.

숙소 라운지에서 도란도란.

특히나 해가 지고, 조명이 켜지면 인스타 감성 카페 분위기가 난다.

앞으로의 날들이 더욱 기대가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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