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토끼의 기록장
Ep.31 <코로나와 함께한 첫 한인민박스탭 휴가 독일 뉘른베르크 (Nuremberg)> 본문
평소에 위가 작아서 먹는 것의 중요함을 잘 몰랐었는데,
한국에서 살았던 것 처럼 한끼만 대충 떼우고 지냈더니
면역력이 약해져 바로 코로나19에 걸렸다.
유럽에서 처음 걸리게 되다니.
불행 중 다행이랄까, 유럽에서는 격리조치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일상 생활을 통해 집단 면역을 키우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고
나는 한인민박스탭을 중지하고 자가 격리 차원 휴가를 떠나게 됐다.
약 6일 정도의 독일 뉘른베르크, 퓌센, 베를린 여행 코스로 말이다.
사실 프라하에서 뉘른베르크까지 버스를 탑승하면 훨씬 더 편리하고 빠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악명 높은 독일의 DB 열차로 예약했던 기억이 난다.
독일의 DB 열차는 시간을 잘 못지켜 연착이나 지연, 펑크가 자주 나기 때문에
여행객들에게는 체코 철도청 열차에 탑승하는걸 추천한다.
가래가 끓고 목이 쉰 상태로 떠나는 여행은 만신창이 였지만,
그래도 휴가로 인해 지친 일상을 벗어나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기차에서 잠이 들어 떠나던 도중,
열차에 문제가 생겨서 다른 기차로 옮겨 타라는 지시 사항을 받았다.
웬 날벼락인가.
대충 들어보자 하니 사람이 치였다고 한다.
소통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한국인들은
독일에서 체코로 넘어오는 사람들 뿐이었고
나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지
오늘 안에는 도착할 수 있는 건지
불안과 걱정, 의심, 불신의 감정으로 계속되는 지친 기다림 뿐이었다.
그 시간 동안 미리 체코 마트에서 구매한 감자로 아침 식사를 하고
환승하는 열차에 탑승했다.
6시간이 걸려 뉘른 베르크에 어찌저찌 도착을 했으나
이 시간이라면 비행기 타고 북유럽 가는게 더 빠를 수도.
도착한 뉘른베르크 기차역에서 점심 식사 메뉴를 고민하다가
KFC에서 치킨, 햄버거, 콜라가 포함된 런치박스를 주문했다.
확실히 KFC는 치킨이 훨씬 더 맛있는 것 같다.
주로 혼자 여행할 때는 호스텔에 묵는 편인데,
독일 학생들이 수학 여행으로 방문하는 호스텔인 듯 했다.
이번 a&o 호스텔에서는 중국인, 일본인이 숙박하는 도미토리에 배정되었다.
아무래도 장기 여행이다 보니 숙박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건 아깝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좋은 숙소에 묵을 수록 호캉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짐을 풀고 뉘른베르크 시내로 나와 보았다.
뉘른베르크에는 나치 재판소가 가장 유명한 명소로
어딘가 모르게 생김새가 다양한 인종들이 거주하는 도시였다.
지나가면서 볼 만한 역사 유적지가 많았고
소도시의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어딘가 모르게 편안해서
나에겐 최적의 힐링 여행이었다.
또한 건물들의 형태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서 모티프가 된 마을 모습이
독일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뉘른베르크 성에서 바라본 전망.
확실히 노잼도시 바이브가 느껴진다.
뉘른베르크 관광지 중 흐르는 강가에서 가장 뷰가 잘 보이는
레스토랑 카페를 방문했다.
예쁘고 핫한 외쿡 언니들이 서빙을 하는 트렌디한 매장처럼 보였다.
잠시 앉아서 쉬며 음료를 마시고 싶었는데
주문한 딸기 스무디 셰이크가 나쁘진 않았다.
지금에서야 깨닫는 건데
유럽 레스토랑 문화를 몰라 어글리 아시안 짓을 하고 나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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