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토끼의 기록장
Ep.6 <시체스, 바르셀로나 축구경기 직관> 본문
바르셀로나에서 1-2시간 내외로 다녀올 만한 근교를 찾아보다가 시체스 당일치기 다녀왔던 날.
시체스는 스페인 내에서도 휴양지로 꼽히는 지역이며 아름다운 지중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고속열차 렌페를 타러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호프만 베이커리 (Hofmann pastisseria)'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을 했다.
빵은 그 날 그 날 종류가 다른 듯 했는데, 나는 초코 크로와상과 시나몬롤을 테이크아웃해서 기차에서 먹었다.
괜히 유명한 빵집이 아니었다.
시체스에 도착해서 구글맵을 찍고 바로 바다 근처에 갔다.
오전이라 그런지 확실히 여유로웠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해변 마을의 청량함에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알고보니 '푸른 바다의 전설' 이라는 드라마 촬영지라고 한다.
해변가에서 신발을 벗고 쭉 걸었다.
시체스는 모래가 가늘고 고와서 발바닥이 아프지 않았다.
시원한 바닷 바람에 에메랄드 빛 바다가 반짝거렸다.
바다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짐을 훔쳐갈까봐 겁이 나서 발만 담궜다.
돗자리 깔고 앉아서 물멍을 때렸다.
사실 외국의 누드비치를 생각하면 젊은 핫가이들이 놀고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현지인들에게 이야기 들어보니 가끔 할아버지들이 누드로 해변을 뛰어다니는 정도라고 (..)
인간의 몸을 성적인 대상이 아닌 그저 '신체'라로 생각한다고 한다.
점심에는 블로그에서 추천해준 곳을 찾아가 보았는데,
사실 '맛집' 까지는 아니었고 칠리마요새우가 가장 맛있었다.
평소 여행 스타일은 관광파, 쇼핑파에 가까운 편인데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는 원없이 스페인 음식을 먹어보고 돌아가기로 했다.
칠리마요새우와 문어다리요리, 하몽감자튀김을 주문해보았다.
서버가 "너 양 엄청 많을 것 같은데, 하몽 감자튀김은 반만 주고 반값만 받을게 어때?" 라고 해서 OKAY 했다.
바다를 바라 보고만 있어도, 빠져 죽어도 좋을 것 같았다.
시체스에서 떠나기 아쉬워서 가기 싫었다.
저녁에는 이강인 선수가 있는 마요르카와 바르셀로나 축구 경기를 예약해두어서 축구 구장 방문을 했다.
경기는 프로 축구팀 FC바르셀로나 홈구장인 '캄프누 (Camp nou)' 에서 진행되었다.
축구 경기 예약은 바르셀로나 여행 세달 전 얼리버드 이벤트로 운좋게 티켓을 구매를 했고 코너킥 존 좌석에 앉게 되었다.
온라인 바우처가 아무리 기다려도 안와서 초조했는데 경기 하루 전 날 다행히 메일로 수신이 됐다.
한국에서 미리 해외 직구로 구매했던 이강인 선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태극기 타투 스티커와 붉은 악마 손수건을 챙겨왔었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축구구장 내부에는 화장실도 있고 매점도 있었다.
경기장 규모가 엄청나게 커서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달아오르는 현장 분위기에 설렜다.
혼자 마요르카 티셔츠라 민망했는데, 동양인 여자가 혼자서 경기 구경온 걸 보니 바르셀로나 팬들이 귀엽게 봐준 듯 하다.
이 날 이강인 선수는 경고누적으로 출전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를 즐기는 걸로 충분했다.
응원단 소리와 사람들 반응이 와닿았고 생각보다 더 가까워서 좋았다.
이 날 이후로 나는 유럽 축구에 완전히 빠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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