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프라하 한인민박스탭 일기 (45)
달토끼의 기록장
베네치아행 기차를 타러 가는 길. 짧은 여행 일정으로 아쉽기도 했지만 늦지 않게 도착하려면 지금 빨리 출발해야 한다. 불편함 투성이인 유럽 여행 중에서 가장 단순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메인 스테이션이 어딜 가나 있다는 점. 아 여기가 중앙역이구나, 길을 잃어도 방법은 있겠구나. 항상 지표가 되는 곳. 우선 밀라노에 도착해서 베네치아로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했는데, 꽤나 험난한 여정이 될 것 같았다. 이탈리아 철도청은 트랜이탈리아와 이딸로 두 가지가 있는데, 예전 독점 구조일 때는 운행 관리가 엉망이었다고 한다. 나는 대중교통을 놓치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어서 최소 1시간 전에는 도착하는 편이다. 그런데 웬걸, 기차 플랫폼이 한 시간 동안 세 번이나 바뀌어서 오르락 내리락 미친 듯한 운동을 했다. 게다가 마지..
이른 오전 외출 준비를 했다. 어쩌다 보니 민박집 스탭으로 조식 준비를 할 때 보다 더 일찍 일어났다. 이게 휴가인지 일정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인이라면 다 공감할 것 이다. 이게 이탈리아의 한강 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물색은 탁하고 흐리지만 뭐 분위기만 예쁘면 된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피사의 사탑으로 가는 길은 상쾌하고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상점들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명품이 유명한 나라이니 만큼 이태리 특유의 꼼꼼하고 섬세한 장인 제품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낭만에 미친 나라인가. 나는 사실 젤라또가 먹고 싶었는데, 오픈 시간을 위해 최소 2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다. 이탈리아 여행을 간다면 1일 1젤라또는 필수이며 꼭 티라미수 맛을 먹어보길 바란다.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저 어..
이 날은 하프데이오프와 휴가를 껴서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했다 대학교에서 장학금으로 떠난 유학 프로그램 이후 이탈리아는 5년만 이었는데, 1박 2일로 짧고 굵게 피사로 떠났다. 이제 바츨라프 공항 가는 길은 구글맵 없어도 갈 수 있는 정도가 됐다. 사실 공항에서 선호하는 시간대는 아침이지만 정오의 바짝 들어오는 햇살과 활기찬 사람들 모습이 보기 좋다. 이탈리아 피사로 떠나기 위해서는 악명높은 저가항공인 라이언에어를 탑승해야 했기 때문에 저가 항공사가 대기하고 있는 터미널 2로 되돌아 갔다. 귀엽지만 내가 당장 필요하지 얺은 것들이니 구매는 넣어두자. 철 없던 스무살 초반에는 사고 싶은걸 다 사야 직성이 풀렸는데, 장기 유럽 여행을 하며 절제의 미덕을 배운 듯 하다. 오바스럽게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싶기도 하..
덴마크로 떠나는 날 새벽 북유럽의 여름 밤은 백야 현상으로 인해 환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오전 4시 30분 경에 외출을 했는데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아서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기차역에는 노숙자도 거의 없었고 정말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기차는 무사히 탑승을 했으며 이제 잘 도착하겠구나 싶은 마음에 꾸벅꾸벅 졸던 도중 노선이 바뀌었다고 말해준 덴마크 사람 덕분에 환승을 할 수 있었다. 숙소 위치를 착각하고 원래 내려야 하는 역보다 일찍 내려 버려서 조금 더 걸어야 했다. 너무 배가 고파져서 챗 GPT 에게 근처 저렴한 식당 추천을 받았다. 물가가 세계적으로 비싸다는 덴마크 통화에 약간 쫄았나 보다. 장기 여행 때문인지 경비를 아끼느라 영양분 보충을 잘 못했었는데, 오랜만에 뷔페..